존대말 유감 | 권오성 | 2005-04-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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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말이 서양 말과 다른 것 중에 하나가 윗사람에 대해 존칭을 사용하고, 동사에 존대어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익숙해서 어렵지 않은데 외국인들은 우리 말을 배울 때 이 존대말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참 힘들다고 합니다. 존대어를 잘 사용하면 그 말을 듣는 상대방에게 내 존경심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린아이에게 공경하는 말을 하거나 어른에게 반말을 하면 웃음거리가 되거나 난처한 경우를 만납니다. 요사이 우리 젊은이들 중에도 이 존대말 사용에 자주 실수를 하는 경우를 봅니다. 제가 주례를 선 젊은 부부가 있는데 그 아내가 저에게 남편 이야기를 하면서 ‘이러셨어요, 저러셨어요’ 하며 제 남편에게 존대어를 사용한다면 아주 잘못된 말입니다. 이야기를 듣는 상대가 나이가 더 어리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하대말을 해야 합니다. 또 저에게 제 아이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존칭인 ‘님’자를 붙이는 것도 마찬가지지요. 제일 많이 틀리는 잘못된 공대입니다. 또 하나 요사이 젊은 사람들은 연애를 하면서 ‘오빠’라고 많이 부릅니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오빠’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저는 얼마나 거북했는지 모릅니다. 첫날 밤이 지나고 나면 ‘여보, 당신’으로 두 눈 딱 감고 부르기 시작하십시오. 신혼 때 시작 못하면 ‘여보, 당신’하는 호칭을 평생 부르지 못합니다. 저희 부부가 그렇습니다. 어른 앞에서는 남편은 ‘김서방’, ‘이서방’ 그리고 아내는 ‘집사람’, ‘안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이 무난하지요. 그러다가 아이를 낳으면 ‘아무개 아빠’, ‘아무개 엄마’라고 불러도 됩니다. 그런데 자기 배우자를 그냥 ‘아빠’, ‘엄마’하는 것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둘이 있을 때 무엇이라고 불러도 좋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는 말이 안되는 것이지요. 자꾸 이런 말을 들으면 존대말 유감입니다. 제가 국어 학자가 아닙니다만 말에 나타난 과공비례(過恭非禮)가 떠올라서 몇 가지 적어보았습니다. 존경하는 교인들끼리 이렇게 의도하지 않은 말 실수 때문에 상대방에게 하대하는 느낌을 줄 필요는 없으니까요. |
댓글 2
고선희 2003.10.1 00:00
와! 정말 축하합니다. 병원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마음껏 뿜어내기를 기도합니다. 건강도 항상 조심하구요.
이정순 2003.10.24 00:00
조은선집사님,이사와 개업을 축하드리며, 사업이 번창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