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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만큼 더 컸습니다. 권오성 200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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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udoch.org/bbs/bbsView/7/751999

몇 년 전에는 ‘목사님 참 나이보다 젊네요’ 아니면 ‘얼굴이 동안(童顔)이에요’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공연히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옛날 제 사진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사진에 나오는 얼굴이 얼마나 젊은지 눈에 생기가 돌고, 피부에 윤기가 흐르는 것이 지금과는 전혀 딴판입니다. 지난 햇수만큼 제가 폭삭 늙었습니다.

(* 사랑의학교 초청주일 예배에 장애가 있는 자녀들과 함께 하는 교회학교 모습입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 사진은 딴판이었습니다. 똑같이 세월이 지나 가면서 아이들은 첫 사진에서 갓난아기이었다가 5년이 지난사진에는 유치원생으로 나오고, 조금 더 있으니까 대학생 모습입니다. 아이들은 그냥 늙은 것이 아니라 성장했습니다.

우리 사랑의학교 학부모님들도 지난 몇 년 동안 세상 사람들과 똑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세월을 어떻게 지냈는지 말로 다 할 수 있겠습니까?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 것을 누가 알겠고, 걸핏하면 눈물이 나오는 울보가 되었고,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아이가 이렇게 되었나’ 하고 절망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도 ‘내가 이래서는 안되지’하고 아이를 업고 이 병원, 저 병원으로 쫓아다니고, 피곤한 줄도 모르고 복지관으로 가고, 치료실도 문이 닳도록 다녔습니다.

몸이 녹초가 되고, 아무리 피곤해도 우리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못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오늘이라도 아이를 낳기 전에 찍은 사진을 꺼내 보면 자신이 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이 기간이 허송 세월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내 자녀의 장애라는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미래를 개척했고, 또 이 세상에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위한 희망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옛 사진과 다르게 보이는 지금의 얼굴은 그냥 늙은 것이 아니라 인격 더 성장하고, 더 성숙했다는 사실을 증명서입니다. 내 속에 있는 아프고 힘든 사연만큼 나 자신이 훌쩍 성장했고, 편견에 찬 세상을 변화시켰습니다.

우리 교회도 여러분의 옆 자리에서 사랑으로 함께 서있고자 합니다. 함께 ‘아자!’하고 힘내고, 또 달려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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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권오성 2003.10.29 00:00

    최윤복권사님께서 가족을 대표해서 조문을 해주신 여러분들과 걱정을 해주신 교우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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