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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자정리(會者定離)와 이자정회(離者定會)' 권오성 200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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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자정리(會者定離)- 젊은 사람들은 아마도 무슨 말인지 금방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면서 정도 붙이고, 아옹다옹하기도 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 번 만났다고 영원히 같이 살게 되는 것은 아니지요. 한 번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렇게 자주 만나고 신세도 지고, 친했던 (* 2004년 북한산 속의 등산로입니다. 산속의 길도 이렇게 나뉘었다가 좀 지나면 또 만납니다)

학교 동창이나 고향 친구들, 또 직장 동료들 중에는 헤어지고 난 뒤에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평생을 사랑하며 같이 살았던 부부라도 마지막에는 죽음이 갈라 놓습니다. '회자정리'이지요.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까웠던 교인들이 어떤 계기에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목사님이나 전도사님들은 몇 년이 지나면 담임 목회를 하기 위해서 새 임지로 떠납니다.

지난 7-8년 사이에 우리 교회에서도 이진권목사, 이길수목사, 정재동목사님이 새 목회지를 찾아 나섰습니다. 부교역자들은 주로 교회학교나 청년들을 담당했기 때문에 감수성이 예민한 젊은이들이 이 분들을 오래 기억하며 참 아쉬워합니다.

고선희목사님이 유학을 위해서 교회를 그만 두게 되어 오늘 환송예배를 드립니다. 부임한지 만 3년이 되었는데 아무리 '회자정리'라고 하지만 같이 더 일하고 싶은 목회자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 자기 투자를 하는 길이니 어떻게 말릴 수가 없습니다. 마침 사임 시기가 성탄절에 연말까지 겹쳐서 제대로 정리도 못하고 마지막까지 수고를 다하고 있습니다.

'회자정리'대신에 '이자정회(離者定會)'- '헤어지면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되어 있다'는 신조어까지 만들면서 보냅니다. 고목사님!- 어디서든지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큰 뜻을 이루기를 기원합니다.

'회자정리'- 존경하고 사랑하던 분들이 돌아가실 때 이 말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또 어느 교회에서나 겪는 일인데 같이 신앙생활을 하던 분들이 우리 교회를 떠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외나 지방으로 가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지만 제 목회나 설교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떠날 때는 마음이 무척 아픕니다.

올해 안식년 후에 빈자리가 많이 보여서 더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내가 영력과 사랑이 좀 더 있었으면 떠나지 않았을텐데' 하는 자책감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에 남아 달라고 억지로 만류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제가 그 분에게 주님 은혜를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제 사랑이 부족하다고 떠나는데 어떻게 붙잡겠습니까?

다만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서양 속담처럼 서로 얼굴을 찌푸리지 않고 같이 기도하고 헤어졌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다른 목사님 밑에서 신앙 생활을 잘 하고 믿음이 크게 자라기를 바랄 뿐입니다.

신조어를 사용하면 '이자정회(離者定會)'- 지금 헤어져도 이 땅에서 어떤 계기에 다시 만나게 되든지 아니면 하늘나라에서 분명히 다시 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적으로 부족하고, 사랑이 모자라는 저를 위해서 교우분들께서도 계속 기도해 주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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