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여호와여 내가 수척하였사오니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여호와여 나의 뼈가 떨리오니 나를 고치소서 나의 영혼도 매우 떨리나이다 여호와여 어느 때까지니이까.”(시 6:2∼3)
“Be merciful to me, LORD, for I am faint; O LORD, heal me, for my bones are in agony. My soul is in anguish. How long, O LORD, how long?”(Psalms 6:2∼3)
시인은 적대자들에 시달리는 자신의 상태를 ‘몸이 수척해졌다’ ‘뼈가 떨렸다’ ‘영혼이 떨렸다’ 세 가지로 표현했습니다. 육체가 쇠약해진 상태에다 권태, 의욕상실, 죄책감에 시달림을 말합니다. 나아가 인생 전체가 밑 모르는 바닥으로 꺼지는 것입니다. 그는 ‘나를 고치소서’라고 기도드립니다. 조난당한 선원들이 SOS를 보내듯이 하나님께 매일 구조신호를 긴박하게 보냈습니다.
이 기도는 하나님의 거룩한 목적을 따라가는 길에서도 심각한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어떤 경우에도 그 길을 끝까지 가려는 시인의 믿음을 보여줍니다. <정현진 서울 수도교회 목사>
1.17
“내 모든 원수들이 부끄러움을 당하고 심히 떪이여 갑자기 부끄러워 물러가리로다.”(시 6:10)
“All my enemies will be ashamed and dismayed; they will turn back in sudden disgrace.” (Psalms 6:10)
어제 2∼3절에서 시인이 겪는 고통을 나타내던 말이 오늘 10절에선 그를 괴롭히던 원수들에게 적용됐습니다. 시련 속에 몸과 마음과 영혼이 몸서리치던 바로 그 사람은 기를 펴고 힘을 얻었습니다. 억울하게 괴롭히던 자들은 시인이 그들에게 당할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물러가리로다’란 말은 4절에서 하나님께 제발 도와주십사 간청할 때 쓰인 바로 그 용어입니다. 기도드리는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되돌아오는 순간, 모든 것이 사필규정으로 됐습니다. 신앙인을 괴롭히며 비정상적으로 형통하던 사람들은 패배자가 됐습니다. 그들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 버리고 싶은 부끄러움을 당했습니다. 은혜로우신 하나님의 응답은 우리 인생에 이렇게 통쾌한 역전극을 불러옵니다.
1.18
“여호와 내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피하오니 나를 쫓아오는 모든 자들에게서 나를 구원하여 내소서.”(시 7:1)
“O LORD my God, I take refuge in you; save and deliver me from all who pursue me.”
위기를 당한 시인은 여호와를 가리켜 ‘내 하나님’이라고 고백하며 그분 안으로 피합니다. 성경에는 피난처를 찾는 사람 이야기가 종종 나옵니다. 야곱 모세 다윗 엘리야도 그랬습니다. 한때 망명자(도망자)였습니다. 그때 그들은 남다른 불안과 위협 앞에 두려워하며, 숨 막힐 듯 조여 오는 적대자들의 공격으로부터 가장 안전하게 보이는 곳을 찾았습니다
시인이 찾은 그곳은 ‘주님 안’입니다. 이는 하나님 이외에 다른 어떤 사람, 어떤 것도 의지하지 않겠다는 믿음을 확고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복(시 2:12)과 구원(시 17:7)이 주어집니다. 하나님에게 피하는 사람은 기쁨을 얻으며(시 5:11) 은혜를 받으며(시 31:19) 땅을 차지하게 됩니다(사 57:13). 위기를 만날 때 우리는 어디로 피합니까.
1.19
“악인의 악을 끊고 의인을 세우소서 의로우신 하나님이 사람의 마음과 양심을 감찰하시나이다.”(시 7:9)
“O righteous God, who searches minds and hearts, bring to an end the violence of the wicked and make the righteous secure.”(Psalms 7:9)
본문의 ‘마음과 양심’은 심장과 신장을 가리킵니다. 심장은 영혼의 자리요, 분별력이 작동하는 자리입니다. 콩팥은 생각, 감정, 품은 뜻을 가리킵니다. 우리 몸에서 신장은 무슨 역할을 합니까. 몸 속 불순물을 걸려내 배출시킵니다. 만일 신장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 몸에 독기가 퍼지고 퉁퉁 부을 것입니다.
사람 마음에는 여러 요소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것들 가운데 영적인 것과 거리가 멀거나 건전하지 않고 유익하지 못한 것을 풀어버리거나 배출시키지 않는다면, 우리 생각과 감정뿐만 아니라 인생이 망가질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심장과 신장을 살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 앞에 오늘 우리는 어떻게 서야 할까요.
1.20
“나의 방패는 마음이 정직한 자를 구원하시는 하나님께 있도다.”(시 7:10)
“My shield is God Most High, who saves the upright in heart.”(Psalms 7:10)
‘조선인은 거짓말을 잘한다. 남을 속이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잘한 일로 여긴다.’(하멜 표류기) ‘이 민족을 현재의 쇠퇴에서 건져 행복과 번영의 장래로 인도할까 생각하는 형제자매에게 드립니다… 첫 번째, 거짓말과 속이는 행실이 없게 함이니.’(안창호, 민족개조론)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한국은 OECD 국가 중 사기범죄율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예나 오늘이나 ‘마음이 정직한 자’가 살아남기에는 어려운 것일까요.
본문을 보면 사방에서 공격하는 자들을 상대하기에 시인은 무기도 지혜도 부족합니다. 그들보다 나은 점은 단 하나 심장과 신장을 살피시는 하나님 앞에 마음이 정직한 것뿐입니다. 우리는 진정 하나님이 세상의 주인이시요, 우리 인생을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깊이 신뢰하고 고백함으로써 정직하게 이 땅을 살아가야겠습니다.
1.21
“악인이 죄악을 낳음이여 재앙을 배어 거짓을 낳았도다.”(시 7:14)
“He who is pregnant with evil and conceives trouble gives birth to disillusionment.”(Psalms 7:14)
공생애를 시작할 때 예수님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마 4:17)고 하셨습니다. 사도 바울도 ‘알지 못하던 시대에는 하나님이 허물치 아니하셨거니와 이제는 어디든지 사람을 다 명하사 회개하라 하셨으니’(행 17:30)라고 하셨습니다. 악인들은 ‘회개하라’는 말씀을 거절하며 진노의 잔을 채우곤 합니다(롬 2:5).
하나님은 회개하지 않는 죄인들에게 징벌을 준비하셨습니다. 마치 하만이 모르드개를 매달려고 장대를 만들었다가 자신이 매달리는 신세가 된 것처럼 말입니다. 악하게 계획한 그것이 자기에게 돌아오고, 포악하게 행하는 바로 그것이 자기 머리에 떨어집니다. 악인의 자멸, 악의 부메랑이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보응입니다. 하나님은 회개하는 사람을 기뻐 받으십니다.
<정현진 서울 수도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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