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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하고 감사하는 공동체 | 운영자 | 2025-10-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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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주일]
기억하고 감사하는 공동체 신명기 8:1–10 누가복음 17:11–19 사람들은 흔히 감사절을 ‘결과의 축제’로 여깁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감사는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기억에서 시작되는 신앙의 행위입니다. 이스라엘의 수장절, 곧 초막절은 풍요의 때에 일부러 광야로 나가 초막에 거하며 지난 40년의 여정을 회상하던 절기였습니다. 그들은 불편한 자리에서 하나님의 인도와 은혜를 다시 떠올렸습니다. 감사는 결과가 아니라 기억에서 시작됩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셨던 지난 은혜를 되새길 때, 그 기억이 오늘의 감사를 낳습니다. 감사는 잘된 일을 세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신 하나님을 기억하는 일입니다. 추수감사예배는 그 기억을 새롭게 세우는 시간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신 8:2)고 명하셨습니다. 광야의 길은 고난의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하나님을 배우는 학교였습니다. 배고픔 속에 만나를, 목마름 속에 반석의 물을 경험하며 그들은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다”는 진리를 배웠습니다. 감사는 풍요 속에서가 아니라, 결핍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알아보는 눈에서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던 길에 열 명의 나병환자가 고침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단 한 사람만이 돌아와 감사했습니다. 예수께서는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눅 17:19)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가 보여준 감사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은혜가 시작된 자리로 돌아오는 믿음의 행동이었습니다. 감사는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하나님께 돌리는 신앙의 응답입니다. 감사는 개인의 감정에 머무르지 않고 공동체의 예배로 완성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풍요의 때에도 초막절을 지키라 하셨습니다. 감사가 ‘나의 감사’로만 머물지 않고, 함께 드리는 찬양이 되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 역시 어려움 속에서도 예배를 지켜주신 하나님의 은혜 위에 세워졌습니다. 그 기억이 감사의 뿌리이며, 감사의 이야기가 세대를 잇는 전승이 될 때 교회는 살아있는 공동체가 됩니다. 신명기에서 하나님은 “기억하라”, 누가복음에서 예수님은 “돌아오라”고 말씀하십니다. 결국 감사란, 기억을 행동으로 옮기는 신앙의 길입니다. 오늘 우리의 예배가 기억의 예배, 감사의 예배, 공동체의 예배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함께 찬양하며, 다음 세대에 감사의 신앙을 전하는 기억하고 감사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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