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담긴 부르심 | 운영자 | 2025-09-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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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둘째주일]
이름에 담긴 부르심 창세기 11:1-9 고린도후서 4:1-6 창세기 11장에서 바벨 사람들은 하늘에 닿는 탑을 쌓으며 “우리 이름을 내자”라고 외쳤습니다. 그들의 목적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흩어짐을 면하여 자기 이름을 지키고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시며 흩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아브라함(열국의 아버지)’이라는 새 이름을 주심과 같이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새로운 정체성과 사명을 담고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도 예수를 따르는 사람으로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받았습니다. 이 이름은 단순히 교회를 다니는 사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께 속한 자로서 세상 가운데 복음을 증거하라는 부르심이 담겨 있는 이름입니다. 우리의 이름은 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부르심인 것입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은 이 사실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는 “우리는 우리를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주 되신 것”을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자기 이름을 높이려 하지만, 바울은 자기 이름이 아니라 예수의 이름만을 드러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영광의 빛을 우리 마음에 비추십니다. 이 빛이 우리 안에 임할 때 우리는 더 이상 자기 이름을 세우려는 어둠의 길을 걷지 않고, 예수의 이름을 드러내는 증인의 삶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 속에는 바로 이 부르심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공동체가 가진 이름, “수도(首都)”라는 이름은 단순한 간판이 아닙니다. 한국교회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소망을 담고 있지만, 그 중심은 가장 크고 화려한 교회가 아니라, 남들이 가지 않는 낮은 자리에서 예수의 이름을 드러내는 중심이었습니다. 교회의 시작은 전쟁 직후 연약한 이들과 함께하며 복음을 전하려는 헌신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이름에 담긴 사명을 힘 있게 감당하지 못한 채, 이름만 남기려는 유혹 앞에 서 있지는 않습니까? 교회의 이름은 과거의 기념비가 아니라 오늘 우리가 살아내야 할 사명입니다. 수도라는 이름은 우리를 편안한 길로 부르신 것이 아니라 희생과 도전의 길로 부르신 이름입니다. 창조절 둘째주일에 우리는 다시 마음을 새롭게 해야 합니다. 내 이름이 아니라 예수의 이름을 드러내는 삶,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에 담긴 부르심을 따라 살아가는 삶, 그리고 수도라는 이름에 담긴 희생과 도전의 사명을 다시 붙잡는 삶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이 우리를 새롭게 창조하시고 교회로 부르신 뜻이며, 오늘 우리가 드려야 할 믿음의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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