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 정민중 | 2025-02-15 | |||
|
|||||
[주현절 여섯째주일]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신명기 4:32-40 마가복음 10:13-16 예수께서 어린아이들이 자신에게 오는 것을 막는 제자들을 꾸짖으며,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고 선언하셨습니다(막 10:14). 이는 어린아이들의 순진함이나 순결함 때문이 아니라, 당시 사회에서 힘없고 무시당하던 이들을 하나님 나라의 주체로 세우시는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는 말씀입니다. 유대 사회에서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이방인, 병자, 세리와 창기 같은 이들도 외면받았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들을 찾아가시고 회복시키셨습니다. 문제는 당시 사람들의 태도였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세운 기준에 따라 누군가를 배제하며, ‘나 정도는 돼야 하나님 나라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교만한 생각을 가졌습니다. 예수를 따르겠다고 결단한 제자들조차도 예수께로 나아오는 어린아이들을 막았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분노하시며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고 강하게 책망하셨습니다(막 10:14). 하나님 나라는 세상의 질서와 다릅니다. 세상은 능력과 성취를 중심으로 움직이지만, 하나님 나라는 사랑과 포용으로 움직입니다. 마치 갓난아이가 있는 집이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듯이, 하나님 나라도 약한 자들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막 10:15)고 하시며, 배척하는 자들이 오히려 하나님 나라에서 배제될 것임을 경고하셨습니다. 이를 잘 나타내는 예가 신명기 본문에 나와 있습니다. 신명기 4:37-40에는 하나님의 약속이 ‘후손’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후손은 자녀들입니다. 마가복음 본문에서 찾는다면, 제자들이 거절하였던 어린 아이들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복과 언약의 성취는 그 자녀들인 후손을 통해 계속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출애굽 1세대가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태어난 2세대가 약속의 땅에 들어갔듯이, 하나님은 특정 세대나 계층이 아니라 연약한 후손들을 통해서도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십니다. 자기중심적인 교만한 기준으로 나보다 부족함이 있다고 여겨지는 누군가를 외면하고 배척한다면,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대한 소망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나라의 주역은 능력에 따라, 형편에 따라, 나이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며 하나님 앞에 나온 우리 모두가 하나님나라의 주역입니다.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자기중심적인 교만한 기준으로 누군가를 금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함께 이루어갈 주역으로 우리 모두를 부르셨습니다. 서로를 사랑으로 섬기며 세워나가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