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에서 구하소서 | 운영자 | 2025-04-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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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려주일]
악에서 구하소서
창세기 39:6-10 마태복음 6:9-13
예수께서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실 때, 사람들은 옷을 깔고 종려가지를 흔들며 ‘호산나’를 외쳤습니다. 수많은 환호 속에서 주님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예수님은 분명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그 길을 걸으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라고 기도하며 앞으로 감당해야 할 십자가의 죽음을 두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예루살렘성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성경은 악한 영, 사탄, 마귀, 어둠의 권세 등으로 ‘악’을 분명히 말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방해하고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 나라 백성답게 살지 못하게 하는 실제적인 세력입니다. 악은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 안의 연약함, 타협하는 마음, 세상의 가치관이 ‘악’으로 역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우리에게 이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에 등장하는 ‘시험’은 헬라어로 ‘πειρασμός(페이라스모스)’인데, 이는 단순한 고난이나 연단이 아니라 죄에 빠지게 하는 ‘유혹’을 뜻합니다. 죄에 빠질 수 있는 유혹을 이겨 낸 요셉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요셉은 자기에게 찾아온 유혹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무너뜨리는 죄로 여겼습니다(창39:9). 그래서 유혹의 자리를 피하고, 단호히 떠났습니다. 죄를 짓게 하는 유혹을 나의 의지와 결단으로 이길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이미 세상에서 승리하셨고, 우리는 그 승리의 열매를 누리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이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한 영들은 오늘도 우리를 유혹하고 무너뜨리려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이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이 기도는 치열한 영적인 싸움에서 소극적인 회피가 아니라, 믿음으로 싸움에 나아가는 가장 능동적인 태도입니다. 왜냐하면 이 싸움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싸움이기 때문입니다(약4:7). 예수께서 이미 이 싸움에서 승리하셨습니다. 십자가와 부활로 모든 악의 세력을 이기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그 잔재 속에 살고 있고, 악한 영은 지금도 발버둥치며 우리를 공격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나라를 위해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이 기도가 필수입니다. “주님, 악에서 나를 구하소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그 길에서 유혹에 빠지고 시험에 들어 넘어지지 않게 붙들어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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