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빚을 사하여 주옵소서 | 운영자 | 2025-04-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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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다섯째주일] 우리 빚을 사하여 주옵소서 아모스 1:1-2 마태복음 6:9-13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는 마태복음 6장과 누가복음 11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다르게 사용된 단어가 있는데, ‘죄’를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누가복음은 ‘ἁμαρτία(죄)’를 사용하였고, 마태복음에서는 ‘빚’을 의미하는 ‘ὀφειλήμα(빚)’를 사용하였습니다. 예수께서 왜 ‘빚’으로 죄에 대한 내용을 가르치셨을까요? 유대사회에서는 ‘죄 사함’을 ‘빚 탕감’과 같은 의미로 이해하였고, 실제로 은유적으로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 죄인 된 우리를 끝까지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가르치실 때에도 큰 빚을 탕감하여 주는 주인의 비유로 말씀하셨습니다(마18:27). 교회 안에서 ‘죄’는 일반적인 죄의 개념과는 다른 영적이거나 정신적이거나 내면적인 것으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죄를 용서하여 주시는 비유에서 실제적인 빚에 대한 이야기로 설명하여 주신 것은, ‘죄’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마땅히 갚아야 하는 것을 갚지 않은 것처럼 매우 실제적인 것임을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죄’는 하나님의 통치를 뒤엎은 인간의 반역, 하나님이 주인 되심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주인 되어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자리를 빼앗고 하나님의 세계를 엉망으로 만들었습니다. 정상인 상태를 망가뜨린 인간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나 그럴 능력이 없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에게 갚을 수 없는 빚을 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 죄를 용서하여 주셨습니다. 우리가 갚을 수 없는 빚을 탕감해 주셨습니다.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는 자신이 용서받은 죄인인 줄 안다면, “저도 이웃을 용서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라고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기도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크신 사랑으로 빚을 탕감 받고, 죄 문제를 용서받았다면, 이웃과 서로 용서하며 지내라고 하십니다(롬12:18). 하나님나라 백성은 이 기도를 끊임없이 드려야 합니다. 그러면서 내가 누구에게 용서를 구할 일이 있지 않은지, 누군가 용서할 일은 없는지, 나는 과연 화평한 관계를 누리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사순절을 보내며, 우리는 십자가의 은혜를 묵상하고, 자신과 공동체의 죄를 깊이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 빚(죄)을 사하여 주옵소서”라는 기도는 단순한 입술의 고백이 아니라, 날마다 회개로 나아가는 삶의 태도이며, 용서의 은혜를 붙잡고 살아가는 성도의 고백입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평화가 세상에서 드러날 때까지 이 기도를 쉬지 않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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