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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어떻게 쓸까?(열왕기하 4:2-7, 마가복음 14:3-9) 운영자 202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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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베다니에서 식사 하실 때 일입니다. 이 식사는 시몬의 초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는 나병에 걸렸다가 예수님을 통해 나은 것에 감사하며 이 자리를 마련했을 것입니다. 그때 어떤 여자가 나타났습니다. 그 손에는 매우 값진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향유 옥합들려있었습니다. 여인은 갑자기 옥합을 깨뜨리고 예수님에게 향유를 부었습니다. 그 향유는 분명 예수님의 몸 전체를 적시기에 충분한 양이었습니다.

 

그 여인이 예수님 몸에 부은 향유의 값은 ‘300데나리온이었습니다. 이는 그 당시 일반노동자 1년의 봉급에 해당되는 금액입니다. 그 큰 금액을 하루 저녁에 다 날리다니요? ‘말도 안돼라고 하는 것이 보통 사람의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그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쓰면 훨씬 보람 있을텐데 웬 감상적 낭비냐고 힐난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여인에게 비난을 퍼붓는 그 사람의 태도는 평범한 일상에서 보면 당연히 옳은 말입니다. 그러나 신앙세계란 그런 실용성, 합리성, 도덕성, 사회성의 측면에만 머물 수 없는 절대적인 깊이, 은혜의 차원,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나는 놀라운 거듭남의 차원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얼핏 보기에 평소 예수님의 처신과 사뭇 달라서 놀랄 정도입니다.(6-8) 사람 몸에 향유를 붓는 이스라엘의 관습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정치적종교적 행위였습니다. 누군가를 왕이나 제사장이나 예언자로 세울 때 이렇게 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장례의식이었습니다. 죽은 사람에게 살아있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베푸는 최상의 존경과 추모의 표현으로 죽은 시신에 향유를 붓고 발라 드렸습니다. 그 여인이 의식했건 못했건 관계없이 이것은 하나님에 의해 예수님이 곧 만왕의 왕이요 메시야로 인정받고 세워지는 상징이었습니다. 동시에 그것은 십자가에서 죄 없이 죽어야 하는 의로운 사람을 향해 살아남을 자가 드리는 마지막 사랑과 존경의 표현이었습니다.

 

65년 전 폴 틸리히는 새로운 존재(The New Being)에서 이 여인의 헌신을 가리켜 거룩한 낭비’(Holy Waste)라고 말했습니다. 숭고한 낭비, 거룩한 낭비는 억지로서 한다든지, 의무 때문에 한다든지, 그 행위에 대한 지금 또는 다음의 보상을 기대하면서 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어떤 무조건적인 것에 이끌려, 자기 심령이 감동되고 붙잡혀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겠기에 하는 자발적인 행동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있는 언어, 시간, 재물, 체력 재능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습니까? 그것들이 쓰이는 곳에서 인간성이 드러납니까, 아니면 인간성을 초월하는 숭고한 맛, 거룩한 향기가 풍겨납니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인생여정에서 가끔이라도 우리 맘이 주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달아올라서, 어리석을 정도로 한편으로 보면 맹목적이라 보일 정도로 숭고한 낭비와 거룩한 낭비가 체험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서 이미 거룩한 낭비 중에서도 최고 낭비인 자신의 몸과 생명을 송두리째 내어 주셨습니다. 오늘도 창조주 우리 하나님은 허물 많고 연약한 나와 같은 피조물을 차마 놓지 못하시고, 사랑과 은혜를 쏟아 붓는 거룩한 낭비를 계속하고 계십니다.

 

옥합을 깨뜨려 무조건 예수 몸에 바르고 머리털로 발을 씻기는 여인의 깊은 심정을 모르고, 합리성과 효율성과 도덕성의 수준으로 질책하는 제자들과 같은 심정을 이제는 버리고, “나는 이제 새로운 피조물이라, 보라 옛것은 지나갔으니 새것이 되었도다하는 신비한 기쁨과 감격을 끌어안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성부와 성자와 성령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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